알밤
"누님 오전에 시간 있어요?"
"왜, 무슨 일이야? "
"그러면 저하고 밤 주우러
가실래요?"
"어디로 가는데?"
"할아버지 산소에
밤이 있을 것 같아요."
이리하여
알밤 줍기
한 됫박쯤 생각했는데
옆에 있는 밤나무 아래
밤송이가 수북수북
밤송이 가시 벌리고
알밤 빼내는 재미라니
툭!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
데구루루 밤송이
구르며 알밤이
톡 톡 튀어나온다
"이제 그만 줍고 갈까요?"
"여기 굵네 조금만 더
줍다 가자"
웃음반 욕심반
정오가 되어서
산소에 절하고
묵직한 밤자루
들고 내려오니
기운이 다 빠졌지만
알밤이 만들어준
소박한 행복
자루 가득 담아왔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