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마

지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볏가마
짚으로 만든
볏가마가 쌓여 있던
쌀집
싸전을 했던 친척집이
칠성시장에 있었다
한쪽에는 쌀가마가
포개져있고
커다란 광주리에
쌀이며 보리쌀이
산처럼 솟아있고
됫박 말통 밀대
그때는 쌀 한 되 두되
간신히 사서
먹고살았다
5학년 땐가
흉년으로
양식이 귀해서
밀기울죽을 먹고
기운 없어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쌀값 내려간다고
걱정이다
경조사에
백미 한가 마
계중의 회칙이 있었다
잘살게 되었으니
고생스러운 힘든 일은
하고 싶지 않겠지만
힘들게 살다가신
부모님 생각하면
아무런 고생 같은 것은 없다
쌀가마 가마니
반 접은 것 펴면
멋진 돗자리
그 위에 누워서 별자리
찾기도 했지
지금 세상은
쌀포대
한 포대 20 킬로그램
우리 집 양식걱정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