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기러기

고향대구 2025. 8. 31. 16:55

기러기 날아드는
본오뜨락에
가을추수 끝나고
지푸라기 공룡알도
다 실어가고

휑한 논바닥에
해마다 찾아오는
기러기떼
무리 지어 날아오면서
끼럭끼럭 삼각편대
도착을 알리고

그 모양 담으려
카메라 커내면
좋은 장면 다 놓치고

날아갈까 조심조심
다가 가면 50 미터쯤
경계선 인가
뒤뚱뒤뚱 날까 말까
눈치를 살핀다


겁 많은 한놈만 날개 치면
수백 마리 한꺼번에
큰 날개 퍼득여
한 판
소란이 벌어진다

기러기 아빠 라더니
열 마리든 백 마리든
똑같이 생긴 기러기는
같이 내려앉았다가
같이 날아오르는데
왜 목을 빼고 기다리는
기러기 아빠인가

봄이 오니 기러기는
북으로 북으로
날아가고

어마어마하게 큰
트랙터들이
기러기 놀던
논흙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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