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아버님 유품
책력책 낡고 빛바랜
종이뒷장에
가족의 생년월일
친척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아버님의 유품을
갖고 싶다고 하여
형님께서 챙겨줬는데
거기에 송산면 사강 2리
큰집형님 살았던 주소가
있었다
아버님 유품이 없었다면
영영 조카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인데
어떤 운명인지
혼동스러운 마음
마음공부 들어갔다
글쓰기로 시를 쓰는 것으로
마음공부 하다
민요를 배우고
장구를 배우기로
소리를 배우고
날마다 부르게 되었다
어느 누가
빙의되었다고 했고
제임스 알렌의
원인과 결과의 법칙을
받아들여
내 생각이 나를 만든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것도 어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조카를 만나고
변화된 이 길은
어떤 길인지 모르지만
정신세계에서 실패하지
않을 노력 중인 것뿐은
아닐 것이다
한 번뿐인 만남으로
끝날지는 모를 일이다
계획이 없어
기회가 없어
운명이라 하고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