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길 건너려
신호등 기다리는데
유치원생 아이 둘이
할아버지 하며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 아니야
아저씨라고 해야지
이렇게 말했더니
에이 할아버지 맞는데
어이없다
마흔 살 조금 더 먹었는데
아이가 보기에 할아버지
같을까
큰 형님이 손주를 보셨기에
작은할아버지 맞기는 맞다
이제 정말 칠순 할아버지다
백발에 간혹 침 넘어가다가
기침도 하고
굽은 허리 펴기도 하고
무릎 아픈 것도
내가 할아버지
아니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도
젊게 생각하고
젊게 살 수도 있다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