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합실
대합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아주 쉽게 사랑하게 되었다
오래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미리 정해놓은 만남이었거든
지고지순한 사랑이 별거랍니까
우리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과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때 그 대합실
수많은 얼굴이 있었지만
그녀 얼굴만 보입니다
그녀 목소리만 들렸습니다
운명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철도 기차역 대합실은
맞이방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하지만 국민학교처럼
대합실도 버릴 수 없는
추억이 역사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