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밤하늘은 검다
어둡다
낮하늘은 파랗다
파란색 너머에
검은 하늘색이 있다
너무나 파란 하늘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은 하늘이 뒤에 있다
그래서 하늘천 따지
검을 현 누를 황이다
집우 집주 넓을 홍 거칠 황
시간과 공간의 무한함을
그리고 알 수 없는 암흑의
시간과 공간이다
빛이나 전파의 속도로
저 공활을 날아간다면
어디까지 가게 될까
멀고도 가까운 곳
이승과 저승 사이는
얼마나 될까
순간 눈 깜빡할 새
우리 삶은 이미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저 검은 하늘
벗겨내면 거기가
그곳이지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되는 곳
몰라도 되는 곳
하늘만
파란 하늘만 보인다


점심 먹고 나왔더니
구름이 모여든다
어디서부터 오는지
수리산 너머로 온다
수리산 태을봉
관모봉 슬기봉 수암봉
봉우리가 구름하고 노닌다
수리산에 놀던 구름
반월뜰까지 왔구나
나랑 잠시 놀다 가면
잠시그늘에 벗긴 지붕
말아치울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