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70년대
그때도 산에 수풀이 우거져
낫으로 풀을 베고 잔가지 쳐내며
막힌 길을 뚫고 무덤을 찾아
벌초를 했다
땀 흘림에 수건 머리에 질끈
동이고 쪼그려 앉은걸음으로
풀을 깎았다
해마다 가지는 않았다
기억에 총각 시절에 딱 한번
아버님 따라갔다
묘사도 한 번간 기억만 있다
고향을 쉽게 저버리고
한 십 년 지나
팔구십 년도 벌초시기가 되면
전국이 떠들썩하다
직장생활이 바쁜 때라
토 일요일이 음력 8월 첫 주다
새벽 일찍 출발하여
돌아올 때는 벌초 차들이
명절 때보다 더 밀렸다
음력 8월이 오면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러 간다
낫 보다 예초기가 주연장이
되었다
그래도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산소를
없애야 한다 고 난리네
화목의 자리가 되어야 할
조상님 산소에
불협화음이 난무하다
어리석음
인간이 진화할수록
어리석음도 진화를
거듭하고
갈길을 잃고 헤매다
결국은 다 조상님
계신 곳으로 간다
9월 7일 토요일
음력 8월 5일
벌초 예정 일이다
늦더위가 힘들겠지만
사촌 육촌 종방이 모여
식사 한 번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