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매미 소리가 들려오나
장마 끝에 매미 울음소리
어린 소년일 적에
장마가 무엇인지
걱정을 해야 하는 건지
용대에서 빠져
죽을 뻔했는데
수복이 형이 건져서
어깨에 올려 매니
먹었던 물 토해내고
눈물 콧물 주르르
살았다
수도산 지나
무태는 왜 그리 자주 갔는지
사과과수원 탱자나무 울타리
매미는 우렁차게 합창을 하고
벗어놓은
매미의 허물은 탱자나무에 주렁주렁 걸려있고
무태는 물이 깨끗하여
얕은 모래 발로 밀면
조개랑 고디 잡아서
조개는 조개국 끓여먹고
고디는 삶아서 탱자가시로
파먹었지
메뚜기 잠자리 쫓아다니고
먹을거 없나 산딸기며
꼬두밥이며 잔대뿌리 캐먹고
구호 밀가루 타오면
반죽해서 밀어 칼국수며
수제비
소다넣고 찐빵까지
해먹었지
그렇게 보낸 여름이
눈앞에 선하다
무태 가는 모래밭에
태양볕 뜨겁고
맨발 고무신 런닝 반바지
여름은 우리들의 것이었다
매미소리 요란해도
마냥 즐겁기만 했던 그 시절이
그립구나
매미야 여름친구야
반갑다
중복인 오늘
흠뻑 적신 몸이
부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