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모임날에
오지만
차분하게
안전운전
만남도
차분하게
섭섭한
마음도
아픔도
괴로움도
비는
눈물이 아니라
차분한
마음
목마른
가슴
적셔
살아있는
기쁨
비는
고개 숙여
감사하는
푸르른 가지들
그 푸르른 날을
자라나는
아이들처럼
뛰놀던
그때 생각이
비를 맞으며 자란다
작은 연못 위로
퍼져나가는 동그라미를
수도 없이 그리고
머리칼을 다 적시고
이마를 타고 내려와
콧잔등에서 뚝뚝 떨어지다
입술에 맴도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땀방울 맛인지
우리 생명이 있는 한
비도 우리 소중한 친구
비를 사랑할 때
가뭄에 단비
갈라진 논바닥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적시고 젖어 들어
갈라진 마음 틈새도
채워주고
사랑이 넘쳐
홍수
홍수 지나간 자리는
원망
원망하여 가뭄 하면
그 사랑 소망
홍수라도
참아 내겠소
오늘
비는
아름다운 날을 위한
차분한 사랑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