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하루종일 소리를 듣고
산다
소리를 내고
반응하고
즐기는 동안
시간은 간다
쉴 새 없이 가는 시간에
끊임없는 소리 지껄임
귀먹은 시인은
글로 소리를 만든다
없는 음악을 만들고
없는 소리를 눈으로
듣는다
시인의 소리는
하나하나 건져낸
소쿠리 가득
상추잎이다
김치 담을 열무 잎이다
님은 김치를 담고
님은 채소를 씻어
채반에 건져 올린다
열무는
열 가지 소리를 낸다
씹을수록 아삭하다
그 맛은 고마움이다
눈물 나게 맛있는 그리움이다
사랑하는 님이여
열무김치를 담가주던
그리운 님이여
소리에 소리를 담아
그대만을 위한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