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춘곤증
낮잠을 자자
어디에서 잘까
낮잠도 보약 이라는데
누울 곳 마땅찮네
종이박스 깔고
누웠건만
베개가 없네
보던책 베고 자면
저절로 암기가 될까
괜한 상상만
춘곤을 밀어내니
몸만 피곤하여라
낮잠 2
자고 깬 낮잠
눈앞이 환히 밝다
눈이 밝아졌나
정신이 맑아졌나
꿈속 어둠에서
깬 자리 밝음에
잠시 놀라
아득하다
지금 몇 시지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내 인생 어디쯤에 와있나
내 몸뚱이는
여기에 있는 것이 맞나
심지어는
팔다리가 온전한지
휘저어 보고
목도 비틀어 보고
만세도 불러보고
허허 한 번 웃어도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