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갑
광천김
잃어버린 지갑
주머니에 있겠지
했는데
옷을 입었는데
뭔가 없는 것 같다
어라 지갑이 없네
흘렸나
빠졌나
생각 좀 해보자
방안에도 없고
차 안에도 없다
돈 카드 면허증
어떡하지
머릿속이 하얗다
이런 머저리 같이
지갑을 분실하다니
자책을 하고
실망을 하고
우울하고
멍해졌다
낮에 상토 한 포대
거름 두 포대 사고선
카드 사용하고
농장에 흘렸나 보다
농장으로 가면서
제발 그곳에 있어라
속으로 빌면서
그래도 듣던
음악은 들으며 가야지
징 꽹과리와 북소리 흥겨운
회심곡이다
음악 소리가 들리느냐
머릿속이 하얀데
내 지갑
내 지갑
카드하고 면허증
지난 악몽이 겹친다
주민증 재발급
면허증 재발급
카드 재발급
으아아아아 아
회심곡 징소리는
징~~~ 하고
꽹과리 소리는
깨갱 갱갱 깨갱갱
북소리는 두둥둥 둥
아버님 전 뼈를 빌어
어머님 전 살을 빌어
징~~~ 깽깽깽깽 ~
두둥~둥~둥~
이제 생각났다
얼씨구나 절씨구나 좋다
낮에 입었던 바지에 있구나
으하하하 속으로
살았다
무사히 바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어루만져 주고
돈 꺼내서 세어보니
술값이 넉넉하다
시간이 늦어서
술친구도 없네
그냥 생막걸리 한 병 사서
홀짝이며 안주대신
글 써본다
오늘 이렇게 하루가 간다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