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
물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물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여러 개도
아닌 것이
같이 들어온다
서로 손 잡은 것도 아니고
부둥켜안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 많은 것들이
높낮이 구분 없이
넓고 좁음 가림 없이
들어왔다 나가고
다시 들어왔다가
나가고
내 마음의 바다도
좀처럼 쉴 줄 모르고
밀려왔다
밀려가누나
사랑했던가
미워했던가
그리워했던가
다만
밀려올 때와
나갈 때
텅 비거나
꽉 차거나
그건 하릴없이 하는 게 아니라
그래야만 하니까
내 마음의 바다에는
그래야 깨끗이
씻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