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광천김
살기 어려워서 리어카를 끌었습니다
열무 백 단은 석단에 천 원씩
잘 남으면 만 원 산은
다섯 단 그중 석 단은 점심값
애기 과자 두 봉지
누워서 눈감으면 살기 위한 몸부림
인간답게 살기로 언덕을 끌었습니다
정부미 끌고 박미고개 넘고
기아 다리를 건너고 대비둑 둑방길로 달빛도 따라옵니다
가족 마주 앉아 숟가락 뜨는 저녁
그 안에 행복이 입으로 들어갑니다
조그만 이쁜 입술이 아빠하고 부릅니다
아이가 커서 학교에 갔습니다
학교는 리어카를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리어카는 봉고차가 됩니다
학교는 리어카가 어떻게 봉고차가 되는지 모릅니다
대학을 나와도 모릅니다
리어카만 알고 있습니다
240120 토요일 大寒
詩 習作
산은 두단 공짜로 주는 것 100단 사면 5단 덤으로
주는데 그걸 산 이라고 함
밑지지 말라고 주는 인정스런
인심이지요
채소장수
광천김
리어카 하나에
밑천 삼만 원
열무는 100단
짐자전거에 대파 50단
시흥동 대명시장
중앙시장 현대시장
부지런 부지런
고물 오토바이 자전거
고물값 주고 샀다가
털털 거리다가 내버리고
90cc 가뿐한 오토바이도
중고로 상추 10박스씩
부르르릉
드디어 125cc 중고지만
알아주는 씨지이 일제라
잘 나가지 안양비산동
거기도 전부 채소 비닐하우스
목동 아파트 들어서기 전에
거기도 채소 비닐하우스
상추 서른 상자 싣고
기우뚱 거리며. 독산동
20 미터 도로 굽이굽이
다니다
1종보통 면허증 땄지
두 번만에 붙었지
봉고차 사러 다녔지
중고차 사러 다녔지
200만 원
230
300
350 만 원 중고가 그렇지 뭐
중고 오토바이 보링 해가며
고생한 거 생각하니 넌더리나
봉고신차를 주문했다
는 옛날이야기
소하동 기아산업 자동차
출하장
주문한차 직접수령
키를 건네받았지만
시동 걸 줄 모르는
면허증만 있는 왕초보
그날 저녁부터
기아산업 잎에서
기아대교 앞까지
운전연습 백미러 보기
상추 100 상자
쑥갓이며 열무 얼갈이
무엇이든
채소가게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달 배달 또 배달
쉬는 날은 설. 추석 아버지 생신
채소 장수 십 년
채소농사 삼십 년에
칠십이 코앞이네
그놈의 잘생긴 코야
내 인생 한 때 젊어
철 모르고 살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