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50년 전
아버지의 고향 마을은
별이 총총
달도 밝은 시골 마을이었다
흙벽 초가삼간
마당 넓은 빨랫줄에
고추잠자리
뒷간에 가는 길은
소쟁기며 지게
멍석이며 농구들
누렁이 송아지 커다란 눈방울
목에는 워낭소리
늘어진 홍시
십리길은 걸어야
도달하는 그곳에
명절이면 두루마기
바람처럼
아버님 따라 일가친척
이야기 웃음꽃 피우고
강산이 다섯 번 변하여
초가집 한 채 없고
멍석 마당도 없네
이제
50년 전
아버지의 고향에는
일가친척도
점점 더 멀어만 가네
세워둔 자동차만
머쓱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