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또.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물엄산 산비탈
둘러 쌓인 소나무
파란 하늘 따순햇살
좌청룡우백호라
노적봉 앞세우니
자손만대 넉넉하다
삼백 년 이룬 후손
도처에 수백수천
부친 연세 예순일곱
처음 따라간 묘제
삼일간의 일기만 남고
그날의 기억은
전혀 안 나니 불효막심
이제 내 나이 예순일곱
물엄산 기슭 찾아오니
조상님 산소 못 찾겠네
두세 시간 이봉분 저쪽 봉분
미끄러지고 주저앉고
드디어 찾았네
처사김해김공휘성철지묘
배유인 완산이씨
마흔몇 해 잊어 살던
불초소생 엎디어
용서를 비나이다
해외여행 제주여행
다닐 줄은 알았지
핏줄 뿌리 조상님 유택은
어찌 까맣게 잊을 수 있었다는
말입니까
이제야 용서를 비오니
할아버지요
용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