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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띠기못
매원농장
2024. 5. 15. 21:26
쭉디기못
어느 날 밤 꿈에
쭉디기 못에 갔다
맑은 물에 바닥까지 보이고
붕어 낚시질을 어디서 할까
못을 한 바퀴 돌았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쭉디기못에 놀러 가자
동네서 가장 가까운 곳
쭉디기못
가다가 홍굴레도 잡고
콩메뚜기도 잡고
여름인가 보다
쭉디기 못에 발가벗고 풍덩
개헤엄 칼치기
삔침 구부려서 붕어 낚시도
해봤구나
순진한 붕어 삔침 물고
세상구경 하는구나 붕어
비린내
오~부리
잠자리 잡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
잠자리 채 만들어 부리
헐레붙은거 덮쳐서 잡으면
암놈 다리 실로 묶어
막대기에 매달아 빙빙
돌리면 쭉디기못
부리 숫놈 다 잡아 열손가락
사이에 끼고
날개 다리 눈 가슴 숨구멍까지
잠자리 부리는 자연공부
겨울인가 보다
썰매 부대가 쭉디기못에
시합이 열렸다
외발 썰매 서서 타기는
대단한 실력이지
살짝 녹아 고무처럼
출렁이는 얼음 위로
모험 타는 애들
언젠가 한 놈 얼음 깨져서
빠져서 혼났지
쭉디기 못 봄 여름 가을 겨울
수도산 꼭대기 넘어
무태로 놀러 가고
고디 잡고 조개 잡아
탱자나무 가시로 고디 삶은 거
파먹고
무태 가다가 과수원 국광사과
낙과 밀가루 포대자루 50 환
동전주면 힘대로 한 접씩 사다가
무태가서 물놀이 하면서 베어 물고
집에 와서 삶아도 먹고 며칠은 사과 실컷 먹었지
지금은 쭉디기 못도 없고
배자못도 없고 무태도 없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들
놀 곳이 없구나
그리워라
쭉디기못
아는 사람만 아는
쭉디기못
쭉디기못 모르면
우리 동네 사람 아이지 맞지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