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원농장 2024. 2. 27. 13:23

이제 별 쓸모없는 항아리
한 뼘 좀 넘을까
조그만 항아리
산업화에 밀려
고추장 된장 간장
아파트에 살다
버림받은 항아리
갈곳조차 모르겠네

빗물 떨어지는 곳에
받쳐  놓았더니
물이 가득 차서
항아리는 오랜만에
포만감에 즐거워했다
아직은 쓸만해서
못간단다

갑자기 날이 매서웠다
빗물이 얼어간다
깨지면 버리지 뭐
아무때나 버림받은 설움
항아리는 그만
배가 터지고 말았다
이런 변이

항아리는 다시는
더 살 존재가치를
상실했다
흙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다